올해의 미술계
22/12/29 대구미술협회 조회 2538

'2022년 올해의 미술계' 이슈와 전시는...?

김달진미술연구소의 '서울아트가이드' 2022년 미술계 이슈와 전시

2022-12-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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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김창만 기자] 
어김없이 2022년도 지나가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미술 생태계도 변화무쌍하게 너무나 빠르게 진화하고 젊은 미술애호가들의 출현과 상업화로 미술의 가치 변화도 가속화한 한 해였다.

2022년 미술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예술의 가치는 점점 '돈'으로 변해가는 한 해였다. 특히 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비대면 시대가 가지고 온 것은 현대 미술의 세계 공유, 개방, 온라인 경매·전시, 디지털 유목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만들어져 가는 비대면 가치판단이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수많은 SNS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예술가, 미술 애호가, 컬렉터, 심지어 유사수신행위 관계자들 등, 모두 '돈, 투자가치, NFT'가 관심 대상이었다. 미술계 관계자와 비평가들의 '이야기'보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좋아요'가 갤러리, 미술관들을 고립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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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미술계 이슈와 전시 / CG=김창만 기자

국내외 미술계의 이슈와 각종 정보를 수집, 발행하는 김달진미술연구소는 세상이 바뀐 위드코로나와 함께한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매년 연말에 한 해 미술계 결산을 미술평론가, 전시기획자의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도 발표했다.

2022년 미술계 결산을 위해 '2022년 미술계 이슈와 전시'에 관련해 참여자 미술평론가 고충환, 김성호, 김영호, 김준기, 이선영, 조은정, 하계훈,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 8인의 설문 응답을 통해 기획전 5, 개인전 5, 이슈 3건을 각각 추천받았다.

그 결과 다사다난했던 윤석열 정부 1년 차였던 2022년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슈와 전시를 기획전·개인전으로 나누어 내용을 살펴보았다.

■ 2022년 미술계 이슈

7표 : 키아프·프리즈 공동개최 및 여파

키아프·프리즈가 5년간 공동 개최를 합의하여 7만 명의 방문객과 큰 손 컬렉터를 포함한 8천 명의 해외 관계자를 맞아 프리즈 6,000억 원, 키아프 700억 원의 추정매출을 기록했다.

두 아트페어의 동시 오픈은 미술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플랫폼이 형성되었다는 의미가 있으나 그 후 3/4분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MZ세대의 미술 소비 열풍과 거품이 잦아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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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프리즈 서울 2022 / 사진=김창만 기자

5표 : 청와대 개방 및 활용논의

5월 10일 개방 5개월 만에 2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람객이 내방했다. 74년간 베일에 가려졌던 청와대의 공개는 무려 116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송현 광장으로 이어졌다.

오래된 미술의 중심지인 인사동과 연결하여 미술 관련 공간이 한층 넓어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되며 향후 청와대를 어떻게 보존 관리하고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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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방 및 활용논의 / 사진=홈페이지 캡쳐

3표 : 김해 구산동 지석묘 훼손사건

훼손 논란에 국가 사적 지정 신청이 철회되었다. 이전에도 문화재 훼손 논란이 있었지만, 지자체와 관 차원에서 훼손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무모함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공무원 사회의 문화재 인식에 큰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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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기념물 제280호 지석묘, 2007 / 사진=김해시 제공

3표 : '윤석열차'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만화로, 평범한 공모전 수장작이었지만, 후원처의 하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전 시대 블랙리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간섭을 한 결과, 그 역작용으로 대중사이에서 많이 회자되었다.

그 외에도 화랑협회와 두 옥션 간 갈등 폭발 케이옥션 코스닥 상장·신세계의 서울옥션 투자·한국화랑협회 자체 경매, 국립중앙박물관 한미정상 만찬장 사용 논란,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전국 분관 추진 및 대전 확정, 한국미술의 세계 진출 도모를 위한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작가 조사-연구-비평 지원 사업 시행, 국립현대미술관 생의 찬미 전 채색화 원류 왜곡과 작가 선정 논란 등이 꼽혔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DJ Muse (김달진미술계소식) 유튜브

전시부문은 2022년에 진행된 전시 가운데 각각 주목할 만한 기획전과 개인전을 각각 5건씩 추천받았다.

국내에서 열린 전시 전체로 분야 제한 없이 설문응답을 받았기 때문에 응답된 주목전시가 분산되었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최우람 전이 유일하게 3표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 2022년 주목받은 기획전

이하 날짜순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
2021.12.31 - 2022.4.17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당시 러시아의 젊은 예술가들이 유럽과 미국의 예술 흐름을 수용하고 체화했던 입체미래주의, 표현주의적 추상, 절대주의 회화, 러시아 구축주의뿐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었던 전시였다. 유럽과 영미 위주의 서구 미술사의 흐름에서 간과되었던 러시아 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일조하는 전시였다.

한국 채색화의 흐름
2022.3.22 - 6.19 국립진주박물관,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진주의 대표작품인 <논개영정>과 진주 출신 박생광을 포함하여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한국 전통회화인 채색화의 흐름을 조명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삼국시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시기의 다채로운 채색화를 소개하고,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은 근대 및 현대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조각충동 Sculptural Impulse
2022.6.9 - 8.15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비대면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가상현실(4D) 시대의 급속한 도래를 앞두고, 가상현실을 통해 근본적인 감각이나 관점이 변화할 때, 조각은 이러한 환경변화를 어떻게 감지하고 응답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전통적 조각 개념이 와해된 지금, ‘조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축적된 고민과 변화들을 이끌어온 젊은 작가 17인의 작품을 소개했다.

구름산책자
2022.9.2 - 2023.1.8 리움미술관

아시아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 전시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각자 당면한 현실이 있다는 상식적인 차원을 넘어서, 맞춤형 현실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시의적절하게 표현한다.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선 아시아 현대미술의 현재를 포괄하는 이 전시의 주된 형식은 미디어 아트다. 전시된 작품들은 미래에 기억하는 과거로서의 현재를 다층적인 텍스트로 짠다.

제주비엔날레: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
2022.11.16 - 2023.2.12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국제평화센터, 삼성혈, 미술관옆집제주, 가파도AiR

올해 비엔날레 주제인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이 우주적 시각에서 자연과 생명, 인간의 조화를 다룬다. 16개국 55명(팀)이 참여하며,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국제평화센터, 삼성혈, 가파도 AiR, 미술관옆집 제주 등 총 6개 전시장에서 모두 16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 2022년 주목받은 개인전

이하 동표수, 전시 시작 날짜순

최우람: 작은 방주
2022.9.9 - 2023.2.26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방향상실의 시대라는 격랑을 헤쳐 나가야 하는 우리의 모습을 투명하게 바라보고 위로를 건네며, 진정한 공생을 위해 자신만의 항해를 설계하고 조금씩 나아가기를 응원하는 진심을 담았다. 특히 폐종이박스, 지푸라기, 방호복 천, 폐자동차의 부품 등 일상의 흔한 소재에 최첨단 기술을 융합하였는데, 이는 삶의 조화와 균형에 대한 희망을 내포한다.

아이 웨이웨이
2021.12.11 - 2022.4.1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내 미술관 첫 개인전으로, 단연 현대미술의 최고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아이 웨이웨이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주제에 거침이 없는 인간의 미래를 조망한다.

안창홍: 유령패션
2022.2.23 - 5.29 사비나미술관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극심한 불안과 공포,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과 소유 개념,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원초적인 검은 욕망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권진규: 노실의 천사
2022.3.24 - 5.22 서울시립미술관

흔히 리얼리즘 조각가로 알려져 있으나, 그가 추구했던 것은 사실적인 것도, 아름다운 것도 아닌,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영혼, 영원성이었다. 권진규는 구상과 추상,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 여성과 남성, 현세와 내세의 경계를 넘나들었고 종래에는 이를 무화無化하는 작품, 즉 그의 시구, “진흙을 씌워서 나의 노실에 화장하면 그 어느 것은 회개승화하여 천사처럼 나타나는 실존”을 구현하고자 했다.

히토 슈타이얼: 데이터의 바다
2022.4.29 - 9.18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이자 영화감독, 비평가인 히토 슈타이얼은 디지털 사회의 이면과 그 속에서 생산되는 이미지의 새로운 문법을 추적하고 기술, 자본, 예술, 사회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비평적 통찰을 보여주는 작품 및 저술 활동으로 2000년대 이후 국제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강요배: 첫눈에
2022.8.26 - 9.30 학고재

강요배는 삶의 터전에 자리한 육질의 자연을 기록하고 추적한다. 때론 4.3 항쟁의 역사 속에서 때론 제주 풍광 속에서 휘몰아치던 집단 기억은 이제 작가만의 체험적 기억으로 전이한다. 고난과 역경을 머금은 채 변함없이 의젓한 자연을 대화자로 요청한 그의 진득진득한 리얼리즘 회화는 자연의 미물 속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문신: 우주를 향하여
2022.9.1 - 2023.1.29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조각가 문신의 작품이 지향해온 과정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 초기 회화 작품이 대거 소개됨으로써 한국 근대회화사가 풍성해졌다. 문신의 작품이 공예적이라고 평해진 이유가 사실 표면의 표현적인 요소보다는 상승을 위한 구조에 집중한 결과였음을 알게 된다. 충일한 내부의 에너지가 주는 물성의 즐거움 같은 것은 덤이다.

유근택: 대화
2022.11.8 - 2023.1.15 대구미술관

동양화를 기반으로 동시대의 현상과 일상을 재해석하여 자신만의 회화로 그려내고 있다. 초기작에서 민족의 뿌리와 정신 그리고 역사적인 시각을 화면에 담아왔다면 점차 작가의 시선은 일상으로 옮겨져 “지금, 여기”의 존재와 시간을 일상의 관찰과 사유를 통해 예술로 탈바꿈한다. 동시에 사회문화적 층위를 녹여내고, 다채로운 상상력과 작가만의 감성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상 2022년 12월 23일 발표한 김달진미술연구소의 '서울아트가이드' 2022년 미술계 이슈와 전시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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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 2022 전시전경 / 사진=김창만 기자

올해 시중은행에 예금액이 역대 최고로 몰렸다. 작년에 비해 166조 2500 억원이 은행예금으로 더 몰려들었다. 대체 투자 상품 등의 가치는 떨어지고 기준금리가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것이 다가오는 2023년 미술계가 직면한 현실이다.
 
김창만 글로벌에픽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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